
여름 내내 꺼내뒀던 선풍기는 막상 넣으려고 보면 생각보다 먼지가 많다.
앞망에는 솜먼지가 붙어 있고, 날개 가장자리에도 회색 먼지가 얇게 쌓여 있다. 그냥 비닐만 씌워 창고에 넣어두자니 내년 봄에 다시 꺼냈을 때 더 지저분할 것 같고, 그렇다고 전부 물로 씻어도 되는지는 조금 애매하다.
선풍기를 계절 끝에 보관할 때는 물로 씻을 수 있는 부품과 모터가 들어 있는 본체를 나누는 것부터 시작하면 된다.
먼저 분리할 수 있는 곳까지만 분리한다
일반적인 스탠드형 선풍기는 앞망과 날개 정도는 사용자가 분리할 수 있게 만들어진 경우가 많다.
앞망을 열고 날개를 빼면 먼지가 쌓인 곳이 훨씬 잘 보인다. 이때 모터가 있는 뒤쪽까지 억지로 분해할 필요는 없다.
제품마다 고정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처음 분리하는 선풍기라면 나사 방향이나 날개 고정캡의 풀림 방향을 설명서에서 확인하는 게 편하다.
작은 부품은 하나라도 잃어버리면 다음 여름에 다시 조립할 때 난감해진다.
분리하면서 나온 고정캡이나 나사는 작은 봉투에 넣어 선풍기와 함께 보관해두면 찾기 쉽다.
날개와 망은 먼지를 먼저 털어낸다
먼지가 많이 붙은 날개를 바로 물에 넣으면 먼지가 젖으면서 끈적하게 뭉치기도 한다.
먼저 마른 천이나 부드러운 솔로 큰 먼지를 털어낸 뒤 씻는 편이 수월하다.
날개와 플라스틱 망은 제품에서 물세척이 가능한 부품이라면 미지근한 물과 중성세제로 가볍게 씻는다.
오래 쓴 선풍기는 날개 앞면보다 뒷면에 먼지가 더 단단하게 붙어 있는 경우도 있다. 손으로 만졌을 때 미끈거리거나 회색 때가 남아 있다면 부드러운 스펀지로 한 번 더 닦아준다.
깨끗하게 만드는 것보다 더 중요한 단계는 그다음이다.
물세척한 부품은 서두르지 말고 말린다
닦은 날개가 겉으로 마르면 바로 조립하고 싶어진다.
하지만 망의 연결 홈이나 날개 가운데 구멍처럼 좁은 부분에는 물기가 오래 남을 수 있다.
마른 수건으로 한 번 닦은 뒤 통풍이 되는 곳에 충분히 두고, 손으로 만졌을 때 물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을 정도까지 말리는 편이 좋다.
젖은 부품을 조립한 채 장기간 보관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몇 달 동안 꺼내지 않을 물건이라 조금 천천히 말려도 된다. 하루 먼저 넣는 것보다 물기 없이 넣는 쪽이 낫다.
모터가 있는 본체에는 물을 직접 뿌리지 않는다
선풍기 뒤쪽 모터 커버나 조작부도 먼지가 많이 쌓인다.
이 부분은 날개처럼 싱크대에서 씻는 곳은 아니다.
플러그를 뽑은 상태에서 마른 천이나 부드러운 브러시로 먼지를 제거하고, 잘 떨어지지 않는 얼룩은 물기를 꽉 짠 천으로 겉면만 닦는다.
특히 모터 통풍구에 물이나 세정제가 들어가지 않게 하는 게 중요하다.
통풍구 안쪽 먼지가 눈에 보인다고 젖은 면봉이나 물티슈를 깊숙이 밀어 넣기보다는, 겉에서 제거할 수 있는 먼지만 정리하는 편이 안전하다.
코드를 본체에 너무 꽉 감지 않는다
청소를 끝내고 나면 전원선을 본체 기둥에 여러 번 감아두기 쉽다.
잠깐 정리할 때는 편하지만, 선을 너무 세게 감으면 장기간 보관하는 동안 같은 부분이 꺾인 상태로 유지될 수 있다.
코드는 느슨하게 말아서 끈으로 가볍게 묶어두는 정도면 충분하다.
리모컨이 있는 선풍기라면 함께 넣어두되,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을 예정이면 건전지를 빼두는 것도 괜찮다.
내년에 선풍기를 꺼냈는데 리모컨 건전지가 새어 있는 일을 막을 수 있다.
비닐을 씌우기 전에도 한 번 더 본다
먼지를 막으려고 큰 비닐이나 전용 커버를 씌우는 방법은 편하다.
다만 청소한 직후 아직 습기가 남아 있는데 바로 밀폐하듯 포장하면 오히려 안쪽이 눅눅해질 수 있다.
완전히 건조한 것을 확인한 뒤 커버를 씌우고, 습기가 심한 곳은 피해서 보관한다.
베란다라고 해도 결로가 자주 생기거나 비가 들이치는 위치라면 장기간 보관 장소로는 좋지 않다.
창고나 수납장 안에서도 바닥이 자주 눅눅해지는 곳보다는 비교적 건조한 자리를 고르는 편이 낫다.
조립해서 둘까, 분리해서 둘까
보관 공간에 따라 정하면 된다.
공간이 충분하다면 날개와 망을 다시 조립해서 커버를 씌워두는 방식이 가장 간단하다.
반대로 수납공간이 좁다면 제품 설명서에서 허용하는 범위 안에서 높이를 낮추거나 일부 부품을 분리해 둘 수 있다.
분리 보관한다면 날개 위에 무거운 물건을 올려두지 않는 게 좋다.
플라스틱 날개가 휘어버리면 다음에 사용할 때 떨림이나 소음이 생길 수 있다.
계절 가전은 넣어둘 때보다 다시 꺼낼 때 관리 차이가 더 잘 느껴진다.
선풍기도 먼지가 붙은 채 그대로 덮어두는 것보다 날개와 망은 씻고, 본체는 닦고, 모든 물기가 완전히 마른 뒤 보관하는 정도만 해두면 다음 여름이 훨씬 편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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