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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댕기기

제주도, 한라산 등반기 어리목-영실 코스 [2015. 1월]

by ✩✩✩ 2015. 1. 20.




동생졸업을 핑계삼아 오랜만에(가족모두가 함께 여행을 간건 10년도 더 오래된 것 같다.) 제주여행을 가기로 했다.


명목상은 제주여행이지만, 어머니의 실제 목적은 한라산 등반이었다.


하.지.만.


제주 출발 2주전 어머니께서 눈을 쓸다가 손목이 부러지는 불상사가 일어났다.


비행기표와 렌트 숙박 예약을 모두 마쳤기에 일정변경은 무리가 있었고


우리가족은 예정대로 제주로 출발했다.


한라산일정을 포기 하고 관광으로 돌리려했으나, 


어머니 대신 나라도 다녀오자는 생각에 홀로 한라산 등반을 결심했다.


물론 난 등산을 자주 하지 않은 초보자 이기에 만만한 어리목 - 영실코스를 선택했다.


 

 

등산 초반 산악회무리에 끼여 올라가게 되었다.


아침부터 술을 드셨는지 술냄새가 나는 분들도 계셨고, 등산보다는 놀자판으로 보이는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어쩔수 없이 오버페이스로 이분들을 제끼기 시작했다.


어리목 초입이라 경사도 높고 힘들었는데, 이들의 행렬은 길었고, 길을 막는것도 일쑤였다.


저질체력이라 오버페이스 하면 안되는데 ㅠ


힘들게 오르다 넓고 완만한 등산로에 


새하얗게 뒤덥인 세상을 만나니 숨통이 확 트이는 기분이었다. 






흐리던 날씨에 해가 비치기 시작한다.





만세동산 전망대에 도착했다.



하얀 눈밭을 오르는 내내 기분이 좋았다. 콧노래가 나올만큼








저기 보이는게 백록담이리라.. 이번엔 못가지만 다음엔 직접 보고 오리라.



윗세오름 대피소에 도착했다.


대피소에 들어가니, 술냄새.... 


바로 나와 뒤쪽에 매점으로 향했다.



줄을 서서 라면을 구매했다. 1,500원 이었던 걸로 기억한다. 


인당 2개까지만 판매하니 기억하시길.  



산에서 먹는 라면 꿀맛이다. 게눈감추듯 국물까지 싹 비웠다.


매점에서 라면살때 같이 준 비닐봉지에 쓰레기를 넣어 가방에 집어 넣었다.


올라올때 보니 몇몇 사람들 가방에 흰 비닐봉지가 매달려 있던데, 


흰 비닐봉지에 대한 의문이 풀리는 순간이었다. 



바로 앞에 두고 내려가야 하는구나. 아쉽다.


8-9시간의 등산 코스라는 말에 놀라 성판악 코스를 포기했는데 


막상 산에 오르고 백록담을 앞에 두니 코스 선택에 후회가 밀려왔다.



하산길은 영실코스로. 구름이 내 눈높이에 있다. 





다시 뒤를 돌아 보았다. 손에 잡힐듯 보이는데..



오후가 되어서 그런지 눈들이 살짝 녹기 시작한다. 


눈이 살짝 녹으니 길이 더 미끄러워진다.





내려오다 보니 절벽이 보인다. 영실코스가 볼거리가 많다던데 장관이다.


저 깃발 밑이 등산로이다. 


나무로 되어있는 저걸 모라고 하지? 가드레일? 모르겠다.


어쨋든 눈이 길을 덮어 등산로임을 알아볼수 없을 만큼 쌓여 저 깃발이 대신 그역활을 하고 있는듯 하다.

 


내려오다 보니 입구가 1키로 밖에 안남았다. 아버지께 픽업 요청을 하고 내려가는데,


눈때문에 입구까지 차가 올라오질 못한다. 다 내려온줄 알았는데, 


부모님께서 기다리실까 서둘러 내려오는데, 주차장이 꽤나 멀다 ㅠ 







1년에 한두번 등산을 하는데, 한라산을 다녀오고 나니 산 생각이 난다. 


이래서 산에 다니는 구나.


하루의 산행이었지만, 건강해진 기분이었다.










▲ 숙소에 돌아와서, 숙소에서 보이는 한라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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